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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한 하루 지난 백신 1회 접종한 소아청소년과 원장, 대법원에서 자격정지 판결 파기환송

결과 재처분 자격정지 1개월 15일 → 1심 청구기각·항소기각 → 대법원 원심판결 파기환송(2026. 10.)

유효기한 하루 지난 백신 1회 접종한 소아청소년과 원장, 대법원에서 자격정지 판결 파기환송

분류
의료행정
결과
재처분 자격정지 1개월 15일 → 1심 청구기각·항소기각 → 대법원 원심판결 파기환송(202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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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실수는 몇 시간 안에 드러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처분기준표는 유효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쓴 경우를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한 유형으로 적어 두고 자격정지 3개월을 매겨 놓았고, 단 한 번의 실수도 이 표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의뢰인은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입니다. 영아에게 B형간염 예방접종을 했는데, 쓰인 백신은 유효기한이 바로 전날로 끝난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접종 두 시간쯤 뒤 이를 발견하자 곧바로 보호자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재접종을 안내했고, 보건소 조사에서도 있었던 일을 그대로 진술했습니다. 아이에게 이상 반응은 없었습니다.

처음 내려진 자격정지 3개월은 메디컬로가 맡은 앞선 소송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되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기간만 1개월 15일로 줄여 다시 처분했고, 이 재처분을 다툰 소송에서 1심과 항소심은 모두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메디컬로는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구했습니다.




쟁점

의료법은 의료인이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1년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게 하고(제66조 제1항 제1호), 시행령은 그 행위의 하나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듭니다(시행령 제32조 제1항 제2호). 유효기한이 지난 의약품 사용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의 처분기준표에서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항소심은 유효기한이 지난 의약품 처방은 그 자체로 건강에 위험하고 의사에 대한 신뢰를 크게 저버리는 행위이며, 고의는 아니어도 중대한 과실이 있고, 행정 제재는 고의·과실이 없어도 부과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상고심의 쟁점은 처분기준표의 유형에 해당하기만 하면 곧바로 '심한' 품위 손상이 되는지, 아니면 그 정도를 따로 따져야 하는지였습니다.


대법원의 새 법리를 처분사유 단계로 끌어오다

항소심 선고 직후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면허자격을 정지시키는 불이익을 정당화할 정도로 도덕적 비난가능성이 있는 진료행위'로 풀이했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5두34890 판결). 상고이유보충서는 이 기준이 처분 기간을 정하는 재량 단계가 아니라 처분사유가 있는지를 가리는 단계에서 심사되어야 하는데 항소심은 이를 따로 심리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그 사건은 업무 외 목적으로 1년 넘게 반복된 마약류 처방이었는데도 자격정지 1개월로 확정된 반면, 한 번의 과실인 이 사건 처분은 그 1.5배라는 대비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중대한 과실'이라는 전제부터 바로잡다

1심은 유효기간이 36개월이나 되는 백신을 관리하지 못했다며 중대한 과실을 인정했고 항소심은 이를 그대로 따랐습니다. 대리인은 36개월은 제조일부터의 기간일 뿐 의원이 실제로 보관한 기간은 1년 2개월 남짓이라는 거래 자료를 들고, 기한을 넘긴 시간은 하루가 채 안 되며, 의원 안에 기한 관리 체계가 있었으나 실행 과정에서 한 번 누락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거의 고의에 가까운 주의 결여를 뜻하는 중과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스스로 알린 의료인을 무겁게 다루면 안 되는 이유

환자안전법은 사고를 낸 보건의료인이 자율보고를 하면 행정처분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게 합니다. 대리인은 오류를 스스로 밝힌 의사가 감경 한도까지만 줄어든 처분을 받는다면 의료 현장에서 실수를 알리기를 주저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에는 오접종이 생기면 비용 환수·재교육·위탁계약 해지 같은 단계적 후속조치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비도덕적 진료행위의 개념은 넓고 추상적인 반면 자격정지 대상은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킨 경우로 한정되므로, 넓은 의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가 모두 곧바로 여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판단 요소로는 진료행위의 내용, 행위자의 인식과 개입 정도, 반복성, 공중보건과 환자 안전에 끼친 영향, 부적절성이 밝혀진 경위, 행위 뒤의 태도와 사후조치를 들었습니다.

이 사건 접종은 품위를 손상시킨 행위로 볼 수는 있어도 심하게 손상시킨 정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었습니다. 근거로 든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효기한이 지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접종했고 실제로 아이에게 건강상 문제나 부작용이 없었던 점 ▲ 두 시간 뒤 이를 확인하자 바로 보호자에게 알려 재접종을 안내했으며, 보건소 조사에서도 숨기지 않은 점 ▲ 위반이 한 번뿐이고 오랜 진료 기간 동안 다른 사례가 없는 점 ▲ 고의가 아니라 의약품을 관리하는 직원의 분류 실수가 끼어든 것으로 보이는 점

사건은 이제 항소심 법원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다시 심리됩니다.

요약
처분기준표는 유효기한이 지난 의약품 사용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고 자격정지 3개월을 정해 두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기준에 들어맞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품위를 '심하게' 손상했는지를 행위 내용·반복성·환자에게 미친 영향·드러난 경위·사후조치로 따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수를 숨기지 않고 알린 태도가 판단 요소로 명시된 만큼, 사고 직후의 대응과 그 기록이 면허를 지키는 근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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