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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약하지 않은 약을 투약했다고 기록한 의료인, 환자와 기록이 특정되지 않아 혐의없음

결과 검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투약하지 않은 약을 투약했다고 기록한 의료인, 환자와 기록이 특정되지 않아 혐의없음

분류
의료형사
결과
검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조회수
21


환자에게 약을 썼다는 사실은 결국 투약 기록 한 줄로 남습니다. 그 한 줄이 실제와 다르다는 의심을 받으면 의료인은 형사 수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됩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의료인입니다. 고발이 들어와 의료법위반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수사 결과, 오랜 기간에 걸쳐 환자에게 쓰여야 할 의약품 일부가 실제로는 쓰이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간 사실이 드러났고, 의뢰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기록상으로는 투여한 것으로 해 두었다는 점까지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약이 원래 누구에게 들어가야 했는지, 언제 가지고 나갔는지는 떠올리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고발한 쪽도 대상 환자를 짚지 못한 채, 투여했다고 적어 놓고 약을 반출했으리라는 추정을 내놓았습니다.




쟁점

의료법 제22조 제3항은 의료인이 진료기록부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수정하는 것을 막고 있고, 이를 어긴 사람은 제8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제66조 제1항 제3호는 같은 행위를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사유로도 정해 두었습니다. 형벌과 면허라는 두 갈래의 책임이 한 장의 기록에서 갈라져 나오는 구조입니다.

본인이 인정했으니 다툴 것이 없어 보이지만,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기록을 거짓으로 썼다는 혐의라면 처벌 대상은 "기록을 고쳤다"는 막연한 사정이 아니라 특정 환자에 관한 특정 기재입니다. 그 환자와 그 기재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인정은 인정대로, 법적 요건은 요건대로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먼저 의뢰인이 잘못을 받아들이고 뉘우친다는 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사실관계 자체를 다투는 대신, 인정이 있다는 것과 기소할 수 있을 만큼 범죄가 구체화되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공소사실을 특정하라는 규정은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방어할 범위를 분명히 하기 위한 장치이며, 대법원 판례도 같은 취지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누구의, 어떤 기록인가"를 묻다

수사기관이 정리한 피의사실은 긴 기간을 하나로 묶어 약을 쓰지 않고 거짓 기재를 했다는 데 그쳤습니다. 변호인은 이 서술만으로는 어느 시점에, 어떤 환자에게, 어떤 처방에 따른 투약이 빠졌는지, 그리고 진료에 관한 어느 기록에 무엇을 어떻게 잘못 적었는지 하나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어할 대상조차 정할 수 없으니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해 달라는 것이 의견의 결론이었습니다.


형사 결과 너머의 부담을 함께 제시

판단이 달라질 경우를 대비해, 의뢰인이 깊이 반성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주변의 탄원, 전과가 없는 점, 그리고 형벌과 별도로 면허자격 정지 같은 행정처분으로도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관대한 처분을 요청했습니다.




검사는 의뢰인에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서는 자백 등에 비추어 기록 허위 작성의 의심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뢰인이 그 약을 한 환자에게 하루에도 여러 차례 쓴다고 진술한 점, 의심 기간이 길다는 점, 대상 환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점, 그 결과 문제의 진료기록부 등을 확보하지도 가려내지도 못한 점을 들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범행 일시 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증거가 없고, 공소를 제기할 만큼 범죄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행위가 없었다는 판단이 아니라, 처벌의 전제가 되는 특정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요약
투약 기록은 환자와 시점이 묶인 기록이어서, 그 거짓 기재를 처벌하려면 어느 환자의 어떤 기재인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이 사건은 의료인 스스로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그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기소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료법은 같은 행위를 면허자격 정지 사유로도 두고 있으므로, 형사 절차의 결과와 별개로 행정처분 문제까지 함께 살펴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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