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날 보호자가 수술 장면을 촬영해 달라며 요청서를 내밀거나, 수술 뒤 환자 측이 영상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일은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이라면 언제든 겪을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38조의2와 시행규칙은 설치부터 촬영 요청, 녹음, 보관, 열람·제공까지 단계마다 절차를 정해 두었고, 어느 단계에서 어겼느냐에 따라 제재가 벌금형에서 5년 이하 징역까지 달라집니다. 2026년 10월 현재 조문을 기준으로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을 정리합니다.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의 개설자는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제38조의2 제1항). 장비는 영상을 녹화·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환자와 수술 참여 의료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위치에서 일정한 방향을 계속 촬영해야 하며, 임의로 조작할 수 없게 설치하고 고해상도(HD)급 이상이어야 합니다(시행규칙 제39조의9, 별표 7의2).
의료기관은 수술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문 게시 등으로 미리 알리고, 요청하는 사람에게 요청서 서식을 주어야 합니다(시행규칙 제39조의11 제3항). 요청서와 함께 요청자의 신분증, 환자 본인 동의서(환자가 동의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의료기관이 확인한 경우 생략 가능), 보호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시해야 합니다. 환자가 의식이 있고 의사결정능력이 있으면 보호자가 환자 뜻에 반해 촬영을 요청할 수는 없습니다(같은 조 제1항·제2항). 촬영 범위는 마취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환자가 수술실에서 나갈 때까지입니다(제39조의10).
거부 사유는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응급의료법상 응급환자를 수술하는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 별표에서 정한 질병군 수술이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중증 질환 환자의 수술,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수련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판단 이유를 처리대장에 기록), 수술을 예정대로 하기 어려운 시점에 들어온 요청, 천재지변·통신장애 같은 불가항력입니다(제39조의12). 거부하려면 수술 전에 요청자에게 사유를 설명해야 하고, 촬영했든 거부했든 요청자·요청 내용·촬영 여부·거부의 구체적 사유를 적은 처리대장을 작성해 3년간 보관해야 합니다(제39조의11 제4항~제6항). 나중에 거부가 정당했는지 다툼이 생기면 이 처리대장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촬영 중 녹음은 원칙적으로 할 수 없고,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 등 정보주체 모두가 동의한 경우에만 허용됩니다(제38조의2 제3항). 녹음 요청을 받으면 참여 의료인 각자에게서 녹음 동의서를 받아 확인해야 하고, 수술 중 동의하지 않은 의료인이 교체·추가 투입되면 녹음을 멈춰야 합니다(시행규칙 제39조의13).
영상은 30일 이상 보관하고(제38조의2 제9항), 내부 관리계획에서 정한 주기에 따라 삭제합니다. 다만 열람·제공 요청을 받았거나, 앞으로 요청할 예정이라는 보관연장 요청서와 증빙 서류를 받았다면 촬영일부터 30일이 지나도 지우면 안 됩니다. 보관연장은 요청일부터 30일 이내로 하되 종료일까지 다시 요청하면 더 연장되고, 사유가 끝날 때까지 보관해야 합니다(시행규칙 제39조의17). 안전성 조치로는 충분한 저장 용량과 저장장치·네트워크 분리, 관리 컴퓨터 암호 설정과 사용기록 보관, 접근 권한 최소화, 내부 관리계획 수립·점검, 저장장치를 구획된 장소에 두거나 잠금장치를 다는 것이 요구됩니다(제39조의14). 설치·촬영·녹음 제한·안전성 조치·보관 의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의료법 제90조).
영상은 수사기관·법원이 요청한 경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조정·중재 절차 개시 후 환자 측 동의를 받아 요청한 경우, 정보주체 모두가 동의한 경우에만 열람하게 하거나 제공할 수 있고, 의료기관의 장이 스스로 보는 것도 이 제한을 받습니다(제38조의2 제5항, 시행규칙 제39조의15 제1항). 요청을 받으면 요청일부터 10일 이내에 열람·제공 방법을 통지하고, 서류 미제출이나 보관기간 경과로 인한 파기 등으로 거부할 때도 10일 이내에 사유를 알려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제4항). 요청과 처리 내용은 열람·제공대장에 적어 3년간 보관합니다(제39조의16). 이 절차를 벗어나 열람하게 하거나 제공하면, 또는 영상을 탐지·누출·변조·훼손하거나 목적 외로 쓰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의료법 제87조의2 제2항 제3호의2~제3호의4). 촬영 요청 절차 없이 CCTV로 의료행위 장면을 임의로 촬영한 경우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88조 제3호).
환자 측 항의가 시작되면 열람·제공 요청이나 보관연장 요청이 접수됐는지 먼저 확인하고, 접수됐다면 해당 영상이 삭제 주기에 따라 지워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이후 응대는 정식 서류를 갖춘 요청에 대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만 하시기 바랍니다.
근거의료법 제38조의2, 제87조의2 제2항 제3호의2~제3호의4, 제88조 제3호, 제90조, 의료법 시행규칙 제39조의9~제39조의17, 별표 7의2 (확인 2026.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