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나 이전을 앞둔 원장이 의원을 넘기거나, 봉직의가 기존 의원을 인수해 개원하는 일은 흔합니다. 그런데 계약서와 권리금만 오가고 개설자 변경 절차를 빠뜨리거나, 인수 자금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대는 구조가 끼면 단순한 신고 위반을 넘어 사무장병원 수사와 요양급여 환수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국가·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만 개설할 수 있습니다(의료법 제33조 제2항). 의원급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병원급은 시·도 의료기관개설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습니다(같은 조 제3항·제4항). 개설자가 바뀌는 것은 신고·허가 사항 중 중요사항의 변경이어서 의원급은 변경신고, 병원급은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같은 조 제5항, 의료법 시행규칙 제26조 제1항 제1호, 제28조 제1항 제1호), 병원급 변경허가는 위원회 사전심의를 먼저 거칩니다(시행규칙 제28조 제1항·제2항). 즉 병원을 「사고판다」고 해서 개설자 지위가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변경신고를 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제92조 제3항 제2호), 병원급에서 변경허가 없이 바꾸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제90조). 의료기관에는 경고 처분 기준이 있습니다(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 제2호 나목 6)). 넘기는 쪽이 의료업을 그만두면서 폐업신고를 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제92조 제3항 제3호)와 허가취소 또는 폐쇄 기준(같은 별표 제2호 나목 11))이 적용됩니다. 인수하는 의사가 기존에 운영하던 의료기관을 정리하지 않은 채 인수한 곳까지 운영하면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제33조 제8항)에 걸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87조의2 제2항 제2호), 자격정지 3개월 기준(같은 별표 제2호 가목 24))이 문제 됩니다.
잔금 정산이나 대출이 끝날 때까지 양도인 명의를 그대로 두고 양수인이 먼저 진료와 운영을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고(제4조 제2항), 위반하면 업무정지·개설허가 취소·폐쇄 대상이 되며(제64조 제1항 제1호의2), 그 의료기관이 받은 요양급여비용이 부당이득으로 징수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개설자에게 연대 납부를 시킬 수 있습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제2항 제3호). 명의 변경일과 실제 운영 시작일을 맞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대법원은 비의료인이 이미 개설된 의료기관의 시설과 의료진을 인수하고 개설자 명의변경 등을 거쳐 운영을 지배·관리하는 등 종전 개설자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했다면, 의료법이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에 해당하고, 이를 위반한 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판단 기준은 비의료인이 시설·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자금 조달, 운영성과의 귀속을 주도적으로 처리했는지이고(같은 판결, 대법원 2023. 7. 17. 선고 2017도1807 전원합의체 판결), 개설신고 명의인인 의사가 직접 의료행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2019다299423 판결).
이 경우 비의료인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제87조), 명의를 제공한 의사는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제90조)과 자격정지 3개월 기준(제66조 제1항 제2호, 같은 별표 제2호 가목 36))이, 면허를 빌려준 것으로 평가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87조의2 제2항 제1호)과 면허취소(제65조 제1항 제4호)가 문제 됩니다. 요양급여비용 환수에서도 공단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료인 면허를 대여받아 개설·운영한 의료기관의 개설자에게 그 의료기관과 연대해 징수금을 내게 할 수 있습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 제1호).
수사기관은 인수 자금이 누구 돈인지, 권리금·임대차 계약 명의가 누구인지, 수익을 나누는 약정이 있는지, 인수 뒤에도 종전 관리자가 인사·자금을 쥐고 있는지를 봅니다. 계약서에 「운영 위탁」「수익 정산」 같은 문구가 있거나 차용금에 이자 대신 수익 배분이 붙어 있으면 실질 운영자 문제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의사 본인이 자금을 조달하고 인사·회계를 직접 결정했다는 자료가 갖춰져 있으면 그 점을 중심으로 소명할 수 있습니다.
근거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2항~제5항·제8항, 제64조 제1항 제1호의2, 제65조 제1항 제4호, 제66조 제1항 제2호, 제87조, 제87조의2 제2항 제1호·제2호, 제90조, 제92조 제3항 제2호·제3호, 의료법 시행규칙 제26조·제28조,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 제2호 가목 24)·36), 나목 6)·11),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제2항,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9다299423 판결, 대법원 2023. 7. 17. 선고 2017도1807 전원합의체 판결 (확인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