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병상이 찬 상태에서 구급대의 수용 요청을 거절했는데,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는 길에 상태가 나빠졌다는 이유로 고발장이 접수되는 일이 있습니다. 응급의료 거부는 일반 진료거부보다 형이 무겁고, 결과가 나쁘면 업무상과실치사상 수사로 이어질 수 있어 처음부터 기록과 판단 근거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종사자(면허·자격 범위에서 응급의료를 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가 업무 중에 응급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를 하여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제6조 제2항). 응급환자는 다른 환자보다 우선해 처치해야 하고, 응급환자가 2명 이상이면 의학적 판단에 따라 더 위급한 환자부터 진료해야 합니다(제8조). 여기서 「응급환자」는 즉시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거나 심신에 중대한 위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환자 등을 말합니다(제2조 제1호).
제6조 제2항을 위반해 응급의료를 거부·기피한 응급의료종사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제60조 제3항 제1호). 응급환자가 아닌 일반 진료 요청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경우는 의료법 제15조 제1항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므로(의료법 제89조 제1호), 같은 「거부」라도 상대가 응급환자였는지에 따라 법정형이 달라집니다. 거부나 지연 이후 환자가 사망하거나 다쳤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죄(형법 제268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해당 의료기관의 능력으로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의료인은 지체 없이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하고, 의료기관의 장은 안전한 이송에 필요한 의료기구와 인력을 제공하고 이송받는 기관에 의무기록을 보내야 합니다(제11조 제1항·제2항). 응급환자가 아닌 사람은 응급실이 아닌 의료시설에 진료를 의뢰하거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습니다(제7조 제1항). 따라서 이송 자체가 위법한 것이 아니라, 이송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는지, 그 판단 뒤 이송이 「지체 없이」 이루어졌는지, 이송 중 필요한 조치와 기록 전달을 했는지가 문제됩니다.
의료법은 의료인에게 응급환자에 대해 응급의료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하도록 하고(의료법 제15조 제2항),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요청을 거부하거나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자격정지 1개월을 기준으로 정합니다(별표 2. 가. 3)). 형사 결과와 별개로 처분 절차가 진행될 수 있고,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으면 규칙의 감경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별표 1. 라.).
수사에서는 먼저 당시 환자가 법이 말하는 응급환자였는지, 그리고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병상·전문의·장비가 실제로 없었는지, 이미 더 위급한 환자를 처치하고 있었는지(제8조 제2항), 수용이 어렵다는 판단을 누가 언제 어떤 정보로 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응급처치 중 환자가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에는 그 응급의료가 불가피했고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형법 제268조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응급의료법 제63조 제1항). 다만 이 규정은 실제로 응급의료를 제공한 경우에 관한 것이어서, 거부·기피 자체를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기록은 사건 이후 고치거나 덧붙이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야 합니다. 사실과 다르게 고치거나 덧붙이면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수정 문제가 되어 사건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근거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조 제2항, 제7조, 제8조, 제11조, 제60조 제3항 제1호, 제63조 제1항, 의료법 제15조, 제89조 제1호, 형법 제268조,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 1. 라.·2. 가. 3) (확인 2026.10.22.)